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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주 이야기 - 진(GIN)이란? (1)

일본의 진인 키노비 진

오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증류주 중 하나인 진(GIN)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1. 진의 개요

증류주, 즉 스피릿의 한 종류이며 도수는 40도에서 50도 중반까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주로 칵테일을 제조하는데에 많이 쓰이며, 진을 사용하는 가장 잘 알려진 칵테일로는 마티니, 김렛, 진토닉(진앤토닉), 진피즈 등이 있습니다.

2. 진의 역사

1649년 네덜란드의 의학박사인 프란시스퀴스 실비우스 드 부베(Sylvius de Bouve)가 제조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부 독일에서 활동하는 네덜란드인 선원과 식민자를 위하여 드 부베는 당시 약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던 주니퍼 베리(Juniper berry, 노간주나무 열매)를 알코올에 침전시켜 증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약용주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1689년 이것을 영국으로 수출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는데, 주니에브르(Genièvre)라는 이름을 제네바(Geneva)로 착각한 영국인들이 앞글자만 따서 'Gen'이라고 불렀고 점차 발음이 영국식으로 'Gin'이라고 변해 오늘날 진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리지널 네덜란드 진은 약용주로서 주니퍼 베리에서 유래된 송진(테르빈)향과 밑술에 사용된 맥아에서 유래된 몰트향이 강했으며 단맛이 나는 술이었으나, 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향이 약해지고 단맛이 없어지는 등 맛이 드라이하게 변하였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아는 런던 드라이 진(London Dry Gin)입니다.

3. 진의 특징

무색 투명한 술로, 곡물을 당화시켜 발효, 증류시켜 주정을 제작합니다. 이때의 알코올 도수는 90~95% 정도이며 이를 60% 정도로 희석시킨 후 주니퍼 베리(노간주나무 열매), 고수 씨앗(코리앤더 시드), 안젤리카 뿌리(양당귀), 레몬 껍질 같은 방향성 물질을 넣고 다시 증류 한 후 알코올을 40% 이상의 적당한 도수로 조정하여 판매합니다.

최근 시장에서의 진은 과거 유럽에서 싸구려 술의 대명사였던 것 과는 달리 칵테일 베이스 용으로 대량생산되는 진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향신료를 넣은 고급 진이 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급 진들의 특징으로는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여 상표마다 맛과 향에서의 차이가 많이 납니다.

대표적인 런던 드라이 진 비피터를 사용한 칵테일

가장 유명한 스타일의 진은 런던 드라이(London Dry)라고 되어 있는데 영국 스타일 진을 가리킵니다. 지리적 표시제가 아니기 때문에 영국이 아닌 곳에서 생산된 진이라도 이 스타일대로만 만들면 런던 드라이라는 호칭을 쓸 수 있다. 칵테일에는 자기주장이 약한 영국 스타일 드라이 진을 주로 사용됩니다.

 

보통 칵테일의 베이스로 많이 쓰이나 스트레이트로 마시기도 합니다. 본고장격인 영국에서는 등장 초기부터 상쾌한 술로서 사랑받고는 했습니다. 단, 독특한 향취(솔잎향)가 있으므로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는 한국인의 입맛에는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진의 경우 특유의 향이 강하기 때문에 고유의 향이 가려지지 않도록 스트레이트나 니트, 고도수가 부담된다면 진토닉이나 진피즈, 아니면 아예 무향 탄산수만 써서 진앤 소다 방식으로 하이볼 스타일로 마시는 것이 보통입니다.

 

마무리 - 진은 한국인에게는 호불호가 굉장히 강한 술이지만 맞는 진과 맞는 종류의 진을 찾는다면 정말 산뜻하고 기분 좋은 한 잔을 선물해줄 수 있는 좋은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진에서는 취향이 맞지 않더라도, 다른 재료의 비율을 늘린 진에서는 매력을 느낄 수도 있으니 본 적 없는 독특한 진이 보인다면 한번 쯤 시음해 보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